2024-08-19 13:29
설탕 할머니,
어릴 때 친할머니 집을 가면 딸기랑 설탕 그릇을 내주셨어요. 그리곤 설탕을 듬뿍 찍은 딸기를 제 입에 넣어주셨죠.
할머니는 명절이면 식혜를 만드셨어요. 그땐 식혜를 사 마셔 본 적도 없고, 요즘은 흔한 캔식혜도 본 적 없거든요. 제겐 할머니 식혜가 ’식혜의 기준‘이었어요.
그러다 군대에서 캔식혜를 처음 마셨어요. 근데 “왜 안 달지?“ 이상했어요. 또 시간이 지나 서울 서촌 분식집 식혜를 마셨어요. 근데 ”왜 안 달지?“ 할머니 식혜는 달았는데, 밖에서 마신 식혜는 싱거웠어요.
그러다 작년 명절에는 할머니가 10년 만에 식혜를 만드셨어요. 근데 “으악! 너무 달아!” 그때 알았어요. 세상 식혜가 싱거운게 아니라 할머니 식혜가 너무 달다는 사실을요. 그래도 당뇨 없이 건강한 할머니… 참 신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