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0 01:22
첫 생리를 시작함과 동시에 같이 찾아온 생리통은 정말이지 너무 힘들었다. 진통제를 먹고도 꼬박 하루는 식은 땀을 흘리며 앓아누워야 했던 탓에 엄마는 한약을 지어다 먹였고 그나마 사람구실(?)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던 것 같다. 대학을 들어가서 어학연수를 다녀오고 복학했는데 영어 필수 교양과목 성적 문제가 터져 휴학 전 나를 가르치셨던 미국인 교수님을 찾아가 정정을 요구했다. 교수님은 나에게 준 점수 자료를 가지고 계셨고 그걸 들고 학적부를 가서 같이 확인하고 수정했다. 그 계기로 친해져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생리통 이야기가 나왔다. 그 분은 '나는 20대 초반에 적출수술을 해서 없다' 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다들 놀란 표정으로 쳐다 봤는데 생리만 터지면 일주일내내 토사곽란에 양도 많아 탈수와 빈혈이 같이 오는 바람에 밥 먹듯 911을 불러야 했었고, 너무너무 고통스러우셨다고. 결국 몇년을 고민하다 적출수술을 하셨다고. 우리 모두 순간 심각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