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2 00:49
요즘 참치를 쓰다듬으면 갈치 생각이 난다
은갈색의 긴 몸통을 토막내 소금을 슬쩍 뿌렸다가, 달군 프라이팬에 노릇노릇 칙 소리나게 잘 구워서 양 옆 가시부분을 떼어내고 몸통 살을 척 발라 어린이들 밥그릇 위에 올려주면
접시에 마지막으로 남는 앙상한 등뼈가시
참치를 만질 때마다 갈치가 떠오르는 이유다
나이를 먹은 고양이는 인간과 비슷하다
살가죽이 늘어져 처지고, 세포가 영양을 전달하지 못해 탈모가 오며, 근육이 빠져 앙상하게 마른다
참치가 눈을 가늘게 뜨는 것도 동공 빛반사 조절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이다
꽉 찬 풀동공으로 뀨~ 귀여운 얼굴을 하는 건 젊고 건강한 고양이들의 특권이란 뜻이다
살은 또 얼마나 빠르게 빠지는지 만질 때마다 닳아서 없어지나 의심될 정도이다
마지막으로 잰 게 2.77인데 지금은 그보다 확연히 덜 나가지만, 무게강박에 시달리고 싶지 않아 일부러 재지 않았다
등이 얼마나 앙상한지 손가락 끝에 닿는 척추마디 마디가 따가울 정도로 생생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