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썰 병원에서 3교대를 하면 그나마 좋은 장점이 교대근무라 오프를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거였어. 나이트 끝나고 3오프, 이브닝 같은 오후 근무를 받으면 거의 4박 5일간 여행이 가능했지. 25살 입사하고 처음 받는 장기 오프에 설렌 나는 혼자 호기롭게 제주도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어. 평일이라 같이 갈 사람을 구하질 못해서 어쩔 수 없이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가게 된거야. 난 운전면허가 있는 신여성이니까 당시 대유행이었던 스쿠터 여행을 하기로 하고 대여점에 가서 스쿠터를 받아서 나오는데 제주도는 내 편협한 생각보다 도로가 복잡했어. T자 도로에서 오른쪽 차로에서 누가 오는지도 모르고 혼자 좌회전 깜빡이 켜고 들어가려다가 4톤도 넘는 대형 트럭이랑 사고가 날 뻔 한거야. 그 길로 다시 유턴해서 대여점에 스쿠터를 반납하고 뚜벅이 여행으로 노선을 바꿨어. 여행 첫 날부터 일정이 다 꼬이기 시작한거지. 터덜터덜 걸어서 버스 정류장까지 갔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질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