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3 03:11
고양이들에게 인간인 나는 엄청나게 크고 거대한 존재일 것이다
인간중 체구가 작은 편에 속하는데도 나의 한 손으로 얼굴을 다 잡을 수 있고, 끙차 한 마디에 휙 들어올려 안을 수 있으니까
이런 큰 존재가 자신을 들어 올려서는 나풀거리는 티슈로 눈곱을 닦으려 들이대는데도
둘째 박새우씨는 꼼짝을 하지 않는다
바라보는 내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이 고양이는 고개를 들어선 반짝이는 눈동자로 나를 끝까지 응시한다
정면으로 손이, 혹은 휴지가 똑바로 다가와 가장 취약한 눈에 와 닿는데도, 새우는 고개를 틀어 피하거나 눈을 감지 않는다
엄마가 나를 아프게 할 리 없잖아!
믿음 가득한 순수한 눈동자를 보며, 매일 아침 작은 감동에 잠긴다
보잘 것 없는 나지만 너의 순수만큼은 언제까지라도 지켜주겠다고 다짐한다
+ 참치는 피하고 웅얼웅얼 욕도 한다
나도 22년이나 내 밥먹고 나에 대한 믿음이 그것뿐이냐고 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