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7 16:11
벽 (최종본) 어느 한 곳에 벽이 있었습니다. 그 벽은 부드러운 버드나무로 만들어졌지만, 특징이었던 그 부드러움보다 더 멋진 모습을 위하여 단단하고 생기 넘치는 떡갈나무로 덧대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새로이 덧대어진 벽을 보고선 단단하게 잘 만들어진 벽이라고 생각했지요. 몇 년 후, 그 벽은 겉에 돌로 다시 보강되었고, 사람들은 곧 나무로 만들어진 벽을 잊고 돌로 만들어진, 단단한 벽만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그 벽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며 혼잣말이나 서로 나누는 말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움직일 수 없는 벽으로서는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는게 유일한 소일거리였지요. 아직 속은 부드려운 버드나무여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고 공감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겉은 단단한 떡갈나무와 더 단단한 돌로 막혀있어서 자신의 생각, 마음, 감정 등을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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