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04 13:15
나를위한시간
동네 주민자치센터에서 하는 수채화 수업을 듣기 시작했어.
모두 어머님 아버님 또래이신 것 같은데
최소 몇달 이상은 배우셨나봐.
서로 친해 보이고 완성작도 꽤 많았어.
이분들이 자꾸 돌아다니면서 그림 구경하시는데 너무 어색했어.
혼자 조용히 그리다 가고 싶다고요. ㅎㅎ;;
선생님은 도구들이 좋다며 다른 곳에서 배웠냐는데
조카 물건이라고 둘러댔어.
그러고는 궁금한 거 물어보라길래 “조색이 어려워요”라고. ㅋ
두 달 전에 등록해 둔 필라테스도 오늘 처음 갔어.
내 몸이 얼마나 굳었나 확인하고
오래 배운 회원들 틈에서 한시간 잘 버틴 것만으로도 뿌듯해.
저녁에는 밀푀유전골을 해 먹었어.
남편에게 직접 밥해준 게 몇 달만인지;;
오래 맡았던 봉사직 하나 내려놨을 뿐인데
내 일상이 이렇게 여유롭고 알차구나.
그동안 이런 일상을 희생한 날들이
의미없지 않았을 거라 믿고 싶다.
그리고 남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수고 많았다고
나 혼자 토닥토닥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