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1 06:53
뒤집기에 성공했다는 것은 등이 닿게 누우면 뒤집고 싶어서 짜증을 내고, 뒤집으면 힘들어서 짜증을 내며, 힘들어 하는 것을 되돌려 눕혀줘도 짜증을 내는 무한 짜증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짜증을 멈추려면 팔이 얼얼하고 어깨와 허리가 바스러지도록 안고 이리저리 움직여 주어야 한다)
뒤집기에 성공했다는 것은 이제껏 역방쿠에 뉘여두면 두는대로 가만히 누워 모빌이나 보던 아이가 자력으로 탈출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 모빌 앞에 두고 밥먹고 집안일도 할 수 있던 시대는 이로써 끝나버렸다.
뒤집기에 성공했다는 것은 자다가도 눈만 뜨이면 뒤집는다는 것이다. 고로 아기가 잠들면 맘편히 눈을 붙이던 시대도 끝났다.
뒤집기에 성공했다는 것은 뒤집어서 보는 세상에 대한 놀라움으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해 침을 줄줄 흘린다는 것이다. 막 수유를 해서 배가 불러도 뒤집으므로 가뜩이나 토쟁이가 더더욱 토쟁이가 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