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3 02:13
봄이었다.
아직 봄이라 부르기는 좀 이른 3월 첫 주였지만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면 봄이라 우길만한 몇 가지 증거들을 찾을 수 있는 3월 첫 주였다.
매실나무에 겨우 몇 송이 핀 매화꽃은 성질 급한 나에게 ‘그래 맞아. 봄이야’라며 위로해 주었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내가 굳이 떼쓰지 않아도 -설사 눈이 온 천지를 뒤덮었다 해도- ‘봄’이라는 것을 모두 느낄 텐데 나는 굳이 코트가 아닌 때 이른 재킷으로 지금은 겨울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냥 봄을 빨리 느끼고 싶었나 보다.
모든 것이 슬로를 건 것처럼 느리게 지나가는 내 겨울에 이제 그만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다.
봄이 되면 새로운 일이 꼭 생길 것 같은 기대감에 가슴이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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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혈압약 먹기를 시작할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