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0 00:44
강아지가 투병을 하는 날이 길어지고
날이 점점 더워지고 습해질수록
숨쉬기를 힘들어하고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어.
그런데 이상하게 유모차를 태워서 밖에 나가면
누워서 바깥을 구경하며 제법 편안하게 잠드는거야.
유모차 안에
쿨매트 얼려서 깔아놓고
선풍기 뒤에 매달고
나무를 유모차에 눕혀주니
숨소리도 편안해지고
눈을 자연스럽게 감고 있는 게
너무나 다행이라서
우리는 애가 조금만 이상하면
밖에 데리고 나가서 잠을 재우고는 했어.
이 여름만 잘 넘기자.
무사히 여름만 넘기자.
가을이 되면 숨쉬기가
한결 편안해질테니 라고 생각 하면서 말이야.
어느날은 꾸벅꾸벅 나도 졸고 남편도 졸고..
이 작은 아이는 숨쉬기가 힘들어서 잠을 못자는데,
나는 사람이라고 졸리고 앉았네 이러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쓰다듬고를 반복했어.
지금 생각해보면
이 작은 생명체가 우리랑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싶어
있는 힘껏 힘을 쥐어 짜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너무 고맙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