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3 20:08
연간 계획을 세우고 체크리스트를 짜고
월 계획을 세우고 체크리스트를 맞추고
일정표를 만들고 전일 금일 업무 성과와 계획 등을 보고서화 해.
업무를 큰틀에서도 데일리로도 누락없이 해나가려는 목적이기도 했고
INTJ 특성이라 더 그랬을지도 모르지.
내 계획에 없던(적어도 지금시점은 아니었던) 퇴사 이후 십여일.
쉬어가게 된다면 ‘난 이걸 배우고 이걸 해보고 이렇게 놀아볼거야!’ 라고 막연하게 다짐했던 것들이
구체적인 계획이 되기 전에, 결심이 되기 전에 현실로 다가와서일까
좀처럼 의욕이 나질 않아. 지독한 패배감.
내가 놓았으나, 내가 놓도록 상황을 몰고간 그들에 대한 원망이 아직 한켠에 남아있던 걸까
스스로가 못나보임에 내 껍데기 안으로 점점 침잠하는 내가 보여
나 이런 사람 아닌데. 날 강하게 치면 더 강하게 반격해야 하는 사람인데.
그렇게도 지겨웠던 소속감을 벗어던지고 나니 해방감과 동시에 허탈함이 오더라
아무래도 5년간의 가스라이팅이 내 맘을 조금은 병들게 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