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6 02:16
우루과이
내가 남미에 오게 된 건 남자친구 때문이었다. 우리는 국제커플이었고 누군가는 집을 떠나 해외살이를 해야 했다. 그래서 내가 여기 우루과이로 오게 된 것이다.
그런데 내가 상상한 것보다 우루과이는 더 황무지였다. 해외살이에 단비 같은 한인마트가 없었다. 그도 그럴게 전체 한인 교민의 수가 100여 명 정도라고 했다. 아시안 마켓에 신라면 정도는 당연히 있을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빈손으로 도착한 나는 너무 괴로웠다. 그래도 정말 다행히 교민들의 도움을 받아 고추장, 된장, 미역, 라면 등을 조금 살 수 있었다. 유통기한이 다 지난 것들이었지만 그조차도 소중하고 감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는 한국 음식을 포함해서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이 나라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항상 불만을 이야기했고 그 문제로 남자친구와 트러블이 자주 생겼다.
남자친구는 내가 ‘한국에는..’으로 시작하는 불만사항을 이야기하는 걸 싫어했고 그럴 때마다 나에게 한마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