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2 15:18
어릴 적부터 머리를 자르는 일은 내게 늘 실망의 연속이었다. 넙대대한 두상에 비해 약한 모발을 지닌터라 많은 미용실을 전전하며 마음에 드는 스타일을 찾아 헤맸지만, 번번이 실패하기 일쑤였다. 기껏 시간이 걸려 자른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신혼때부터 종종 와이프에게 내 머리를 잘라달라고 부탁했다. 때때로 파마약을 구입하여 펌을 해주기도했다.그녀는 미용에 대해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이 없었지만, 아내의 손길로 내 머리를 정리하는 것이 좋았다. 그것은 완벽함을 추구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러움과 따스함을 기대할 수 있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조금 서툴고 때때로 어색한 스타일로 주위사람들에게 놀림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창피하지않았고 오히려 자랑스러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내의 손길은 더욱 능숙해졌고, 나는 더 이상 미용실을 찾지 않게 되었다. 과하지 않고, 가장 나다운 모습을 찾아주는 느낌이었다. 나는 언제나 지금도 이 특별한 시간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