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3 05:19
음악을 하고 싶었다. 국민학교 시절 오래된 전축으로 마이클 잭슨과 뉴 키즈 온 더 블록을 듣기 시작했고 중학생이 되서는 또래에 비해 꽤 헤비한 리스너가 되어있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좋아했고 라디오에 나오던 음반 광고를 들으며 앨범을 사기도 했다. 90년대 초~중반쯤이니 지금처럼 인터넷과 유튜브도 없던 시절이라 중학생인 내가 음악을 접하는 세상은 라디오와 텔레비전, 핫뮤직 같은 잡지, 음반매장 정도 뿐이었다.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피아노 학원 외에 음악을 할 수 있는 학원의 존재도 몰랐고 그렇다고 교회(교회에서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에 갈 생각도 못 했으니까. 주변에 그 흔한 기타 치는 형 같은 사람도 없다 보니 음악을 하기 위해서는 방송에 나와 노래하는 가수가 전부인 줄 알았던 시절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벙한 중학생이었던 나는 음악과 디자인 중 디자인은 취업해서 회사에 다닐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술로 진로를 정했고 디자이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