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5 01:55
내가 정말 마음을 많이 쓰는 동생이 있어. 나중에 알고보니 초중고대학까지 같이 나왔는데, 고시 준비할때 만나서 알게됐지. 뭐,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녀석이 10년차 공무원인데 올해말까지만 하고 관두겠다고 하더라고. 완벽주의가 강한녀석이라, 공무원생활 초창기부터 인사이동 할때마다 무던히도 힘들어 했었어. 어제 얼굴보면서 요즘 제일 힘든게 뭐냐고 물었는데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평균이 내 수준이라는게 힘들다. 자괴감이 든다."고 하더라고. 무례하게 업무지시를 하는 상사와 민원인들을 보면서 현타가 온다고. 나도 알지. 그게 얼마나 힘든지. 실제 민원창구에 서 있지 않아도 비슷한 경험들은 있잖아.
난 일단 힘들다고 하면 무조건 공감해 준 후에 말을 보태는 편인데, 어제는 좀 단호하게 얘기했어. 저 말을 대입하는 전제 자체가 틀렸다고. 저건 적어도 내가 만나는 사람들 중 몇 퍼센트라도 나한테 선택권이나 의지가 있을때 얘기지, 지금 니 상황은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