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27 09:42
좋아하는 작가 이우일님은 '노견일기'에서 대부분의 개들이 노견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것 같다고 하셨다
산책중 냄새를 교환하다보면 젊은 개들이 노견인 풋코를 공격하곤 했나 보다
동일한 관점에서 고양이들은 어떨까
어린 새끼 고양이에게 성묘들은 너그럽게 대해주는 편이다
먹을 걸 양보하고 장난질에도 다소 참을성을 발휘한다
그러나 노묘를 돌봐주고 무리에 끼워 보호해준 사례는 못본 것 같다(길고양이 사회에서 어미 잃은 새끼는 종종 양자로 받아들여진다)
오늘 둘째 새우가 참치 머리통을 북처럼 두들기는 걸 목격했다
놀다가 흥분이 가라읹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일을 하려 돌아서자 졸고있던 참치에게 같이 놀자고 집적거린 듯 했다
하지만 늙은 고양이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놀자고! 놀자고! 응?응? 놀아! 놀아!!
하면서 퍽퍽 소리나게 후들겨 패게 된 것이다
"야아!! 박쌔우!!!!!"
목소리톤만 듣고도 잽싸게 눈치빠른 고양이는 귀를 접고 낮은 포복으로 사사삭 기어 뺑소니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