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30 09:01
그러니까 우리가 들은 소리는 여유롭게 도로 위를 걷던 비둘기의 몸이 그것 따위 보일 리 없을 정도로 빠르게 달려오는 차를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깔리면서 난, 단단하디 단단한 뼈들이 하나하나 남김없이 산산조각이 되며 났다는 말이었다.
우리는 손을 잡고 서로를 좀 더 열심히 보면서 갈 길을 갔다. 그러자 남자가 손으로 죽은 비둘기를 가리키기 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몇 년이 지난 지금 나는 이따금 거리의 비둘기들과 내가 다른 존재이긴 한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