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31 10:29
삶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직장생활에서의 시간이 그저 불만과 불평만 가득쌓인채 흘려보내는 시간이라는 생각에 불안함이 발동하기 시작했어. 그래서 주말엔 무조건 무언가를 배우기에 몰두했어. 이것이 점점 상실되어 결국 빈껍질만 남을 나를 조금이라도 채워준다고 생각했던것 같아. 꽃을 배울때에도 시작은 꽃이 좋아서라기보다 사실은 ‘되게 멋없는 지금의 나를 조금은 멋지게 포장해줄 도구’ 가 필요했던 것 같아. 클래스에서 만든 멋드러진 꽃을 안고 사진을 찍으면 잠시나마 내가 근사해보였거든. 그런데 꽃이라는게 참 신기하더라. 집에 돌아와서 꽂아놓은 꽃 하나가 사람 마음을 참 풍성하게 해주는거야. ‘꽃을 보고자 하는 사람에겐 어디에나 꽃이 피어있다’ 라는 어디에서 본 구절이 떠오르더라. 꽃을 보고 ‘참 좋다, 참 예쁘다 ’라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 자체가 내 마음에 꽃을 담아낼 평온의 공간이 조금은 남아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았어. 그렇게 어느날은 꽃을 보는데 안도의 눈물이 나더라.
꽃과의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