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독립은 거의 가출이었어
25살이 됐을때 부모님의과의 갈등이 절정이었고
나는 엄마한테 생전 처음 멱살을 잡혀보고 집을 나오겠다 결심했지
그때의 나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던 아이였는데
부모님은 부모님 나름대로 힘들어서 나를 돌봐주긴 힘드셨어
그나마 의지가 되는건 얼굴도 모르고 10년 이상 문자만 주고받던 4살차 오빠랑 애완조 '꼬마'였어
집을 나오겠다고 결심한 날 나는 전혀 망설이지 않았어
24인치 캐리어에 옷 몇 벌만 담아 친구네 집으로 가려는데
내가 유일하게 마음을 주던 애완조 꼬마의 물통을 갈아주고 모이를 가득 담아주고
눈물을 훌리며 현관문을 나섰어
친구는 12살때부터 알고지낸 친군데
생일도 거의 1년 차이가 나고 여러모로 동생같던 친구였어
내가 친구를 많이 챙겼다는 이유로 친구네 부모님은 나를 항상 엄청 반겨주셨지
그렇게 나는 서울에서 알바 자리를 알아보고
친구방에서 잠을자고
혹시 나때문에 가족들이 불편하시지는 않을까 숨을 죽이며 친구네서 잠시간 살게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