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3 09:07
얼마 전 꿈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몇달만에 오셔서는 말없이 바라보다 가셨어.
뭐라도 한마디 하고 가시지...
어째 생전의 모습처럼 몸도 못쓰고 무표정하게 쳐다보다 또 업혀가시나 싶었어.
나의 불평을 들으신겐가
어젯밤에는 두통으로 잠든 나 먹으라고
알약을 하나 손에 쥐고 내주시는 아버지의 모습은
젊었을 때의 건강한 모습이셨어.
나도 모르게 아버지를 껴안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을 처음으로 내뱉었어.
"아빠. 죄송해요."
그러자 아버지는 내 등을 토닥이시며 "다 안다, 괜찮다" 라고 자상하게 말씀하셨어.
깨고 나서도 너무 선명한 모습과 목소리가 떠나지 않아서 한참을 울었어.
다른 가족들을 위한다는 이유로
애증의 아버지를 그렇게 보내드린 것이 시간이 지날 수록 마음에 돌덩이가 되었어
좀 더 따뜻하게 말 건낼껄.
그래도 나한테는 다정하셨는데.
시간이 지나니 미움, 원망, 증오보다는 다정하게 대해주셨던 기억이 떠올라 자꾸 죄책감이 들었어.
괜찮다 말씀하시니 이제 나 괜찮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