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4 14:35
내 인생, 첫 알바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전단지 알바다. 치킨집 전단지를 빌라와 아파트 단지에 붙이는 일이었다. 장당 10원. 오후내내 애를 써도 하루에 내게 쥐어진 돈은 2000원. 사장님은 10원도 더 주는 법이 없었다.
가장 민망할 때는 학원가는 친구를 만나거나, 놀이터에서 애들을 만날 때. 그리고 경비 아저씨에게 걸려 쫒겨날 때였다.
그래도 했다. 어린애에게도 돈이 필요하니까.
2주 정도 꼬박 일하니, 4만원 정도 나왔다.
그래서 내가 그돈으로 뭘 했게?
그 집 치킨 시켜먹었다. 😁 그때도 만원 중반대였던 기억. 짠돌이 사장님이 배달와, 당황해하면서 자기가 준돈을 공손히 받아가더라.
가족들이 냠냠 치킨 먹는데, 나는 그날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더라.
그날,속으로 생각했지.
'이게 돈의 맛인가..!'
성인이 되어 날 괴롭히던 그녀가, 나에게 언젠가 이런 말을 하더군.
"네가, 내가 얼마나 힘들게 자란지, 알기나 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