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상속의 그대 (13)
명지는 공무원 시험 준비로 모임에 일찌감치 발길을 끊은 지수에 대해서 내게 불만을 자주 털어놓았다. 어느날은 윤하가 자신에게 실수했다면서 험담을 하기도 했었고. 그때마다 나는 그런 일이 있었냐고 넘어갔는데.
서로 그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서 전혀 몰랐던 것이다. 윤하는 명지가 나와 윤하가 친해지는 걸 싫어했다고 말했다. 성혜는 직장 다니느라 바빠서 건드릴 것이 없었던 것 같고.
나중에 지수를 우연히 길에서 만나면서 의문이 자연스레 풀렸다. 지수는 공무원 시험을 합격해 대기 발령 중이라고 했다. 정말 축하한다고 말하며 지수와 커피를 한 잔하게 되었는데.
"사실은 나 일찌감치 걔 손절친 거야. 언니들이 걔를 너무 감싸니까 말할 수가 없었어."
지수는 명지와 동갑이었고 둘은 딸을 키운다는 공통점에다 같은 유치원이어서 우리보다 더 자주 만났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지수는 명지의 실체를 더 빨리 알아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