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4 08:28
나의 할머니는 기복신앙으로 절에 열심히 다녔다.
나는 자랄수록 할머니를 여러가지 이유로 싫어했는데 이 나이쯤 되고 보니 여러가지면에서 난 할머니를 많이 닮았다.
내 이름에 들어가는 영‘자의 한자 뜻이 물 흐를 영이다.어릴때 한자를 배우며 할아버지 할머니께 예쁜 영’자도 많은데 난 왜 물 흐르는 영이냐고 볼멘 소리를 하자 할머니께서 네 이름은 해인사에 절간 몇 채를 짓고 얻은 이름이라며 성철 큰 스님이 지어주셨다고 했다.
내 사주에 맞춰 바라는대로 순리대로 편히 다 이루는 이름이라며 뜻풀이를 해줬는데 엄마도 내 이름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엄마 아빠는 본인들 뜻대로 이름을 짓지 못해 불만이었다.
세월이 흘러 요즘의 나를 볼 때 나는 정말 거스름없이 운명이 나를 이끄는대로 살고 있다. 게으르게 저항없이그러나 바라는대로 다 이루는지는 알 수 없다. 바라지 않기 때문에 이룰 것도 없는 인생이 되어가고 있다. 물이 흐르고 흘러 어디로 갈까? 알 수 없는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