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5 01:26
18번째 - 20240905
3주 전 쯤 마트에서 박스에 담긴 정말 잘 생긴 복숭아들을 보았어.
나는 원래 복숭아를 박스로 사지 않거든.
복숭아는 냉장고에 보관하면 맛이 떨어지잖아.
그런데 그날 그 박스 속의 복숭아들이 너무 나를 유혹하는 거야.
어쩜 그리도 실하고 잘 빠졌고 색도 달콤한지...
다른 쪽으로 갔다가 돌아 오고... 그러다 결국 쇼핑 카트에 올려 놓고야 말았어.
집에 와서 서둘러 하나를 씻어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아, 천상의 맛,
온통 행복해졌어.
인터넷에서 복숭아 보관법을 찾아 신문지로 싸고 지퍼백에 넣어 냉장고에 넣었어.
어느 날 문득 복숭아를 흑백 사진으로 찍어 보고 싶었어.
무사할 줄 알았던 복숭아 한 쪽이 상해 있는 거야.
속상했지만 그 모습도 그대로 찍었어.
그런데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모습들이 충격이었어. 그 상해 들어간 부분이 마치 입을 쩍 벌리고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 같았어. 그 고통이 느껴지는거야.
우리 고통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