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5 06:11
친정 아부지를 집에 모셔다 드렸어.
휘낭시에랑 소보로 만들어서 싸드리고 집에가서 드시라고 이거 저거 챙겨 드렸지.
짐을 챙겨서 나오는데 아부지가
“집에 가려니 좀 서운하네” 라고 툭 내뱉으시더라.
애써 마음을 잘 숨기고, “ 또 오면 돼지 뭐~ 애들 겨울방학은 더 길어! ”하면서 꾹꾹 잘 눌러담고 친정집에 도착했어.
냉장실 넣을거 냉동실 넣을거 나눠서 바리바리 넣어주고, 집에 가려는데
아부지가 내 눈을 안쳐다보고 그러시는거야.
“덕분에 잘 먹고 잘 쉬다 왔어~ 조심해서 가”
어쩐지 목이 콱 막히는 기분으로 “응!” 하고 돌아서는데 마음이 좋지 않네.
집으로 돌아와서 혼자서 아침에 아부지랑 먹고 남은 반찬이랑 차려서 밥 먹는데
왜 갑자기 눈물이 나는걸까.
가지런히 개어놓은 이불 한채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자꾸만 눈물이 난다?
그냥 괜히 미안해서, 아빠한테 미안해서..
헛헛한 마음엔 왜 굳은살이 안생기는 걸까, 좀 무뎌지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