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5 15:07
20년 전 이야기가 되어버린 나의 군대 이야기. 난 군대에서의 시간이 그렇게 나쁘진 않았어. 힘들었지만 즐거웠고, 거기서 만난 인연 중 70%는 여전히 추억 속에 남아있어. 그런데 그 나머지 30% 중에서도 최악에 속하는 악랄한 밉상 선임이 전역 후에 연락이 왔어. 지금은 이름도 가물가물해. 전역 후에 선후임 관계에서 형동생이 되니, 그냥 군대에 대한 추억이 다 사라지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하더라. 나는 그냥 딱 한 마디 했어.
“군대에서 무슨 추억이 있어? 그냥 지워질 기억이지.”
그 이후로 다시는 연락이 없더라고. 잊혀질 기억은 단지 그 선임에 대한 부분이고, 나에게 군대는 여전히 그리운 사람들이 한가득 머물러 있는 추억의 공간이야. 여전히 몇몇과는 연락하고 지내고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