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7 02:03
처음 뜨개질을 시작한 건, 2020년 겨울이었어.
2019년, 직업군인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고 주말부부를 하면서 살고 있었어. 나는 서울에서 광고회사를 다니고 있었고, 남편은 이천으로 발령이 나서 따로 살았지.
그러다가 코로나가 터졌고, 중대장이었던 남편은 서울에 얻은 신혼집에 단 하루도 올 수 없게 됐어.
전세대출과 얽혀서 집 문제가 복잡해지기 시작했어. 이천에서 같이 주말을 보내려고 관사를 받았었는데, 남편 이름으로 된 신혼집 대출 때문에 주소지를 옮길 수가 없었거든. 우리 둘 다 이천으로 주소가 되어있지 않아서 이사한지 며칠만에 관사를 빼야했어.
급하게 터미널 근처 300/30짜리 원룸을 얻었어. 비가 많이 오는 날엔 천장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며칠 집을 비웠다가 돌아오면 싱크대 위에 대왕 바퀴벌레가 죽어있는 집이었어.
원룸 이사를 마치고, 남편은 “고생시켜서 미안해”라며 바닥에 누워 엉엉 울었어.
(힘들었지만 행복했던 원룸생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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