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8 02:01
아내를 만나기 전에
아이에 대해서 생각해 본 일이 종종 있었다.
'만일 아들을 낳으면 밥말리를 소개해야지
혹 딸이면 깔루아밀크를 가르칠 거야'
난 아마도
만난 적 없는 내 아이들을
그때부터 사랑했던 것 같다.
아내를 만나 연애를 할 때는
아직 뱃속에도 없는 아이들의 이름을 지었다
"지혜야 아들이건 딸이건
첫째 이름은 신서로 하자 서신서,
바울 서신서 말이야 하나님의 편지 서신서"
우린 아마도
만난 적 없는 우리 아이들을
그때부터 사랑했던 것 같다.
누구는
어떻게 하나님이
내가 세상에 있기도 전인 태초에
나를 사랑할 수 있었겠느냐 하지만
나는 그 사랑을 알 것 같다.
누구는
어떻게 중동 청년 하나가
내가 세상에 있기도 전인 2000년 전에
나를 사랑해서 죽을 수 있었겠느냐 하지만
나는 그 사랑을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