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8 15:10
금요일 공연부터 토-일 예술혁신 아카데미까지
바쁜 일정을 마치고 겨우 숨을 돌리는 중에 아버지께 연락이 왔다.
엄마가 쓰러지셨다고.
아버지의 이토록 떨리는 목소리는 처음이었다. 눈앞이 깜깜해졌고, 바로 119 구급대가 도착하여 아버지는 잠시 후 연락을 준다고 하셨다.
동생과 연락을 하며 뒤늦게 최근 우리 집에 있었던 다양한 변화에 대해 들었고 어머니가 쓰러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게 됐다.
처음엔 화도 나지 않았다. 걱정이 우선이었으니까. 다행히 의식을 되찾고 지금은 괜찮아지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나니 책임감도 염치도 없는 친척들에 대한 분노가 뒤늦게 타올랐다.
장남, 큰며느리 란 이름으로 언제까지 불합리한 불이익을 감수하고 스스로 십자가 지듯 온갖 책임을 떠안아야 하는걸까.
그들의 몰염치에 화가 나고
가련한 우리 엄마가 너무 불쌍하고
아무것도 돕지 못하는 내가 미워졌다.
내일 통화하고 잠깐이라도 집에 다녀와야겠다.
여러모로 마음이 복잡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