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9 11:54
다행히 어머니는 생각보다는 괜찮아보였다.
병원에서도 집에서 안정을 취하면 될 것 같다고 하고 집에 아픈 조카가 있어서 그 아이도 돌봐야 하여 집에서 쉬면서 간호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 사태가 일어난 이유에 대한 이야기는 굳이 나누지 않았다. 그냥 몸상태를 묻고, 보양할만한 음식을 사다가 드시게 하고 요즘 근황- 좋은 이야기를 중심으로-을 나누고 왔다.
나는 정말 지독히도 엄마를 닮았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 누구도 우리에게 이정도까지 할 것을 요구하지 않았으니 결국 스스로가 자처한 고통과 아픔이리라.
이래도 괴롭고 저래도 괴로울 것이라면 천성대로 사는 괴로움을 택했달까.
주말 동안 무리를 하고 오늘 맘고생을 했더니 이젠 내가 병이 날 것 같은 상태가 되어버렸지만 그럼에도 차라리 내가 아프고 엄마와 조카가 괜찮다면 그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도 나도
내가 힘들고 내가 괴롭고 말지, 하는 유형의 인간이란 것이 어쩌면 모든 문제의 근원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