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9 18:24
엄마친구 아들, 을 보다가 문득.
1년마다 이사를 다녔던 어린 시절이 너무 싫어서
아이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한동네만 살아야지 했는데
이제 11살, 벌써 이사를 4번이나 했고 나라도 바꿨다.
동네친구, 불알친구도 없다.
온 동네가 빠삭해서 어딜가도 익숙하고
동네친구랑 부대끼며 유년시절을 거쳐 성인이 되는 경험은
내가 참 갖고 싶어했던 건데 내 아이에게도 줄 수가 없다.
역마살 낀 아빠와 지살 낀 엄마가
줄 수 있는 건 그저 여행과 이사의 기억 뿐.
어제 아이가 자기가 가 본 나라가 9개국인데
엄마는 몇개국이냐고 물어서
너없이 갔던 나라가 8개쯤 된다고 했더니
본인은 엄마 나이쯤 되면 더 많아질거고
전세계 다 돌아보고 싶고, 교환학생도 가보고 싶고 어쩌구..
보아하니 너도 니 아빠 닮아서 역마살이 끼었나보다,
어차피 내가 주려고 해도 그건 니 팔자에 없었겠다,
그래..팔자대로 사는 거지, 뭐. 한다.
근데 불알친구는 어떤 느낌일까.
유니콘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