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0 10:10
혼자 걷는 아이를 본다면
나는 강원도 두매산골에서
할머니 손에 컷다.
시골에는 5일장이란게 선다.
깊고 깊은 산골에
하루에 두 대밖에 안오는 버스를 타고
할머니 손을 잡고 어린 나는 먼 길을 나서지
산골에서 보기 참 힘든게 '생선'이다.
시장길을 누비며 온갖 신기한 것에 눈이 돌아갈 때쯤
그래, 생선장수의 수족관을 볼때였다.
산에서는 볼 수 없는 그 해괴한 모습이 어린 나에게 퍽이나 낯설고 신기했다.
"할머니?"
언제부터였을까. 할머니가 보이지 않았다.
공포를 넘어선 감정이 치밀어올라 내 속을 가득 채워갔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나는 우는 방법을 몰랐다.
있는 힘껏 울었다면 온 동네 사람들이 도와줬을텐데 말이야.
울 줄 모르는 아이.
누구하나 도와줄까 싶어 주변을 둘러봤다. 그저 무정한 눈빛들.
갑작스레 주변 상인들이 무섭고 낯설게 느껴졌다.
나는 우두커니 서서 감정에 좀먹히고 있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