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0 14:10
2023.06 아버지의 초상화. 생신을 기념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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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버지 칠순 생신때 그려드린 초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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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드에는 프로 작가와 갤러리스트 등 미술계 분들이 아주 많다. 이런 곳에서 선 한번 제대로 그릴줄 모르는 내가 그림쟁이 코스프레를 하려면, 같잖거나 우스꽝스러워 보일 것 같다. 현실지인이 보면 예술병 환자로 보일지도.(지인차단이 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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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칠순때 이걸 그려드린 이유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진지하게 임하는 행위로 내가 아버지를 생각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싶어서였다. 나는 여기에 내가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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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늘 냉철하고, 완고하고, 뜨겁고, 중요하다 생각지 않는 모든 일에 서투르다. 하루종일 환자를 보거나 책을 쓰고 술을 마셨지만, 치약뚜껑 하나 제대로 닫을줄 모른다.
나는 아버지와 자주 싸웠고 닮기 싫어했었다. 그럼에도 아버지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그림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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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이 그다지 드라마틱하진 않았다.
웬만하면 초상화 선물하는거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