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1 10:12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
노년은 날이 저물어감에
타오르고 몸부림쳐야 하리
빛이 꺼저감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라
지혜로운 자들이 마지막의 순간에
어둠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될지라도
그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번개처럼 번쩍이는 것이 아니기에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라
선한 자들은 마지막 파도가 지난 후에
그 덧없는 행적들이 푸른 바닷가에서
얼마나 빛나게 춤을 추었는지 한탄하며
빛이 꺼져감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라
날아가는 해를 붙잡고 노래한 사나운 자들은
섭섭히 해를 보내버린 것을 뒤늦게 알게 되고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말라
죽음이 가까운 이들은 눈을 멀게 하는 시야를 가지고
먼 눈도 유성처럼 불타고 즐거울 수 있음을 깨닫고
빛이 꺼져감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라
그릭 당신, 저 슬픔의 높이에 있는 내 아버지여
이제 당신의 성난 눈물로 나를 저주하고 또 축복하길
순순히 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라
빛이 꺼저감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라
Dylan Tho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