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09 15:35
그때의 학교를 야만의 시대라고 비판하지만 우린 다들 알고 있다 적어도 그때의 선생은 방법이 모자라고 무식했을지언정 내 반의 학생을 책임지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스승의날이 되면 무언가를 가져가고 학부모들이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촌지라는 부정한 방식을 써서 내 아이를 챙겼다
부정을 일소하면서 교실 내의 학생과 교사의 관계는 좀 더 평등해졌을 수 있다 돈을 안 가져왔다고 대놓고 차별하는 불평등도 사라졌다 하지만 교사를 ‘노동자’ 지위에 묶어두면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돈이 누구 주머니에서 나오는지를 교사들은 잘 알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누구에 대한 책임만 지면 되는지도 알게 되었다 결국 국가로부터, 교육청으로부터 받은만큼 일하게 되었고 이는 사교육 시장의 온라인화, 세분화와 결합 작용을 하면서 이 상태까지 온 것이다
모두가 문제의 근원을 피부로 느낀다 하지만 그 문제를 수면 위로 꺼내 이야기하기를 꺼려한다 그럴수록 내 아이가 수동적으로든 능동적으로든 피해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