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9 13:09
ㅔ와 ㅐ가 만들어낸 신박한 칭찬
한 학생이 내게 말했다. “선생님, 내일 예뻐요.”
세상에 이렇게 미래지향적 칭찬이 있단 말인가! 듣는 순간 너무 신박하고 참신하여 새로 나온 신종 칭찬인 줄 알았다.
“그래요? 그럼 오늘은 안 예쁜 거예요? 저 내일 예뻐야 되는 거예요?”
학생은 내 손톱을 가리키며 다시 말했다. “네일 예뻐요.”
그렇다. 여름을 맞이하여 난 매니큐어를 발랐고 그 친구는 내 손톱 칭찬을 한 것이었다.
네일과 내일. 한국어 교사로서 급히 정색하여 설명하자면 [ㅔ]와 [ㅐ]는 혀의 높낮이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데 [ㅐ]는 [ㅔ]보다 혀의 위치를 낮게 하여 발음하므로 [ㅐ]는 [ㅔ]보다 입을 더 벌려 발음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정확하게 구분하여 발음하는 현대 한국인은 그리 많지 않다. 구분이 안 되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학생이 ‘네일’의 ‘ㅔ’를 정확히 발음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보다도 나... 내일은 예뻐지는 거겠지?
한국어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