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0 13:16
아빠이야기16
아빠의 장례를 마치고,
아이 중환자실에서 연락이 왔어.
아이 퇴원 수속을 해야 한다고.
맞아, 나는 일주일 전에 아이를 낳았었지.
아빠 사망신고를 하고,
아이 출생신고를 하러 집으로 향했어.
얼마나 정신이 없었는지,
아이 데리러 가면서 베냇 저고리도 안들고 갔다.
이게 뭔가 싶더라.
내 출생신고를 했던 아빠의 사망 신고를 하고,
돌아서자마자 내 새끼 출생신고라니.
너무 허탈해서 또 주저 앉아 울었어.
낮에는 아이들을 돌보면서 잊고,
밤에는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아빠가 그리워서 울었어.
내가 아빠가 떠나던 그날,
가지 말라고 매달렸으면 아빠가 좀 더 참아줬을까,
아빠의 장례를 논하지 않고, 기적을 기도했으면 살았을까,
아빠를 불구덩이에 넣지 않고 매장을 했으면,
힘쎈 아빠가 다시 벌떡 일어나 관을 열고 나오지 않았을까..
눈을 감으면 온통 그런 생각 뿐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