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2 02:02
내가 군악대 가게 된 썰 친구들은 학사장교, 고시합격, 카튜샤 등으로 군대해결하려고 했고 면제도 많았음. 나는 공부도 안하고 딱히 뭘 준비하는 것도 아니어서 이럴 바에는 군대나 빨리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고 철도 좀 들 수도 있겠다는 기대도 했음. 그 와중에 취미로 하던 클라리넷을 수리하러 예술의 전당 근처 전문 수리점에 갔는데, 사장님이 대뜸 군대는 다녀왔냐고 물으면서 공군군악대가 엄청 좋은데 훈련도 없고. 편하고, 일과 후에 공부도 할 수 있다면서 권유함. 사장님 말에 혹해서 공군이면 좀 길긴 하지만 공부도 하고 나팔도 불면서 편하게 군생활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23살에 공군군악대 자원입대함. 자대 배치받자마자 수리점 사장님 말이 새빨간 구라였던 걸 알게 됨. 자대배치 받은 첫날 밤 한바탕 맞은 후 동기들이 나한테 그랬음. "군악대 맞는 거 모르고 옴? 우린 다 알고 왔는데?" 자대가서 당황했고 군생활 내내 힘들었지만 제대하니까 잘한 선택이라 생각되고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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