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2 03:51
나는 원래 되게 뽀족하고 날카로운 사람이었어.
사람 관계도 서투르고, 관계를 맺는데 두려움이 있었지.
그랬던 내가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조금씩 무뎌지기 시작했어.
난 내가 이렇게 애정표현이 풍부한 사람인지 예전에는 몰랐거든.
아이랑 같이 있으면 나도 모르게 스스럼 없이 사랑한다 말하게 되더라구.
물론 아직도 남편한테는 좀 박한 편이야.
근데 생각해보면 마냥 고슴도치 같던 나를 둥글게 만들어준 건 바로 남편이었어.
얼마 전에 힘든 일이 있었을 때, 남편이 그러더라
자기도 인간관계가 서툴러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대신 지금 자기가 뭘 해주면 내가 제일 편하냐구...
나는 정돈된 환경에서 애들 보면서 쉬고 싶어 라고 했지.
그 이후로 남편은 내가 뭔가를 하기 전에 주변을 정리하고,
뭐가 필요한지 더 세심하게 관찰하기 시작했어.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더 소중히 아껴주는 기분이야.
그래서 주변이 힘들어도 잘 버티고 있는 거 같아.
그래도 여전히 애정표현은 민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