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6 17:16
며칠 뒤, 처음으로 김도윤 병장과 근무를 나가게 되었어.
GOP 근무는 산을 오르내리며 원래도 힘든데,
김도윤 병장과 함께라 더 신경이 쓰였지.
그 당시 사수와 거리가 멀어지면 안 됐으니,
그에게 계속 맞춰야 해서 정말 죽을 맛이었어.
산을 오르며 땀은 흐르고, 한 걸음 한 걸음이 무겁게 느껴졌지만,
김도윤 병장은 그저 묵묵히 앞장섰어.
긴장한 나는
그와의 거리는 불편할 정도로 가까워 졌고,
서로의 거친 숨소리만 들릴 뿐 침묵은 이어졌어
초소에 도착했고
그때부터 4시간의 초소 근무가 시작되는데
오히려 김도윤 병장이 그저 내 눈치를 살피듯 슬쩍 보곤 했어.
하지만 그는 처음부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나도 그저 침묵 속에서 시간을 보냈어.
김도윤 병장이 뭔가를 말할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지만,
그는 입을 열지 않았고, 어딘가를 계속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지.
긴장의 4시간이 지나고, 우리는 아무 일도 없이 복귀했지. 문제는 두 번째 근무부터 시작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