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l.v.Beethoven, 1770~1827)의 음악을 우리는 ‘고뇌와 고통으로부터의 승화’라는 구절로 요약 정리한다. 베토벤의 삶은 불우했고, 고통 그 자체였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위협과 억압은 강력했고, 유일한 안식이었던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났다. 평생 쫓기듯 생존을 위해 돈을 벌었으나, 죽을 때까지 경제적으로 궁핍했다. 프랑스 혁명에 열광하며 ‘자유 평등 박애’가 실현되는 신세계가 도래하길 기대했으나, 혁명은 신세계의 도래가 아닌 지배계층의 교체에 불과하다는 현실에 절망했다. 남다른 열정으로 ‘불멸의 연인들’을 열렬히 사랑했지만, 평생 독신으로 홀로 외롭게 인생을 마감했다. 조카에 대해 애정을 가졌었으나, 조카는 베토벤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권총 자살까지 시도하면서 베토벤의 애정을 온 생을 걸고 거부한다. 고분분투 끝에 자신의 음악으로 세상에서 인정받을 때쯤 음악가에겐 생명인 귀에 이상이 생겼고, 치료에 대한 희망은 송두리째 뽑혀 결국 귀머거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