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진가 조현택의 스톤마켓 시리즈는 2019년부터 시작된 대형 파노라마 사진 연작으로, 부산, 양산 등 전국 각지의 석재 판매상을 한밤중에 장노출로 촬영한 작품입니다. 3 ~ 7m에 이르는 거대한 사진들은 관람자가 마치 석재상이 놓인 도로를 직접 걷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하며, 고해상도로 출력된 대형 사진을 통해 석재상을 실물처럼 마주하게 합니다.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가로 비율은 도시의 그리드와 석재상의 배치를 반영하며, 관람자는 현실과 초월적 공간 사이에서 기이함과 숭고함을 동시에 경험하게 됩니다. 부처님과 예수님이 같은 공간에서 나란히 놓여 있고, 심지어 울트라맨이 불상과 성모 마리아 상들 사이에 위치해도 이질감을 느끼지 않게 만드는 이 그로테스크한 장면은 전통과 현대, 그리고 종교적 유산과 복음주의적 기독교가 긴장감 있게 뒤섞인 한국의 종교적 현실을 담아냅니다. 종교적 신념과 자본이 꽈배기처럼 엮인, 비빔밥이 막 흐트러질 것 같은 긴장감으로 전시장에 한참 머물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