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2 15:16
“저 들은바가 없는데... 오늘 집에 갈 수가 없다고요?”
“네, 이따가 선생님께 설명 들으시면 됩니다.“
순간 멍했다. 뭘 어떻게 하면 되는지 하나도 떠오르지가 않았다.
...
’애는 어떡하지? 나는 내일 출근은 할 수 있는건가?‘
“ㅇㅇㅇ 보호자분”
나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환자분 통증이 심하셔서 좀 더 강한 진통제 투여가 필요하고요, 내일 다시 검사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검사를 못했다는건가? 몇 시간 동안 대체 뭘 한거야?’
아픈 남편이 걱정되면서도 딱딱하고 정적만 흐르는 대기실에 앉아 20개월 아이와 씨름하느라 나도 지쳐 있었다.
입원해 있는 동안 필요할 남편의 속옷가지를 챙겨야 했다.
아이만 태우고 집으로 향했다.
왠지 이 상황이 낯설었다.
남편없이 20개월 아이와 단둘이 그 새벽 도로를 달리는 건 처음이었다. 그 좋아하던 새벽 공기가 마냥 습하고 차갑게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