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2 10:13
.
.
어젯밤에도 꿈을 꾸었어
너는 늙지도 않고
슬픈 얼굴로
나에게 다가와
말없이 한참을 바라보다
금새 사라졌어
늘 그랬듯이
오늘도 만질 수도 없는 너는
바람끝에 매달려있어
눈을감고 있으면
희미하게 너의 목소리가 들려~
.
.
가을엽서 / 김지원
그 엽서엔 농축된 언어가 배어 있다
차마 눈으로는 읽을 수 없을만큼 깨알 같은 글씨
나이테에 무수한 불면을 찍고 알몸으로 뒹굴던 언어
눈을 감고 손끝으로 가만히 읽어 내려가노라면 뜨거운 밀어로 포장된 그의 가슴속 마른 울음이 조금씩 내 안으로 들어온다
온몸 구석구석 구멍들이 열리고 길을 잃어 균열된 세포 속으로 알알이 들어와 박힌다
.
..
"근심이 사람의 마음에 있으면 그것으로 번뇌케 하나
선한 말은 그것을 즐겁게 하느니라"
(잠언12:25)
.
.
2024.11.2.아크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