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3 10:05
인상
처음 본 순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사람이 있다. 지금까지 본 사람 중 가장 인상에 남는 몇몇을 손에 꼽자면.
첫 번째는 사진을 본 순간 맑은 방울 소리가 울리며 대나무와 깃발이 등 뒤에 보이던 손님.
두 번째는 통화하는 내내 아이고- 아이고- 하는 곡소리가 들리던 손님.
그리고 마지막은 아주 신실한 불자로, 어렴풋이 부처님의 형상이 등 뒤에 비춰지며 요령 소리가 잔잔하게 퍼지던 손님이다.
최근 들은 소식으로는, 첫 번째 손님은 신굿을 받은 뒤 제자가 되셨다고 한다.
두 번째 손님은 어떻게 되었는지 감감무소식.
마지막 손님은 친가와 외가 모두 불자 집안으로 절을 짓고 사셨다고 한다. 간혹 안부를 물으시는데, 연락이 올 때마다 희미한 어떤 꽃향기를 맡는다.
흰 천을 머리에 드리운 여인이 날 가만히 보는 것이 느껴지며 순간 코에 스치고 사라지는 향. 색으로 표현하자면 마치 순백색으로..
아...
내가 아는 향기다.
조만간에 안부를 물어주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