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3 14:28
작가노트 2
모노크롬 색조는 이런 관계의 서늘함과 메마름을 담고 있습니다. 따뜻함을 잃어버린 관계들, 서로의 존재를 목적으로만 대하는 그 무감각함은, 토르소의 정적인 모습 속에서 차갑게 드러납니다. 토르소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저 그 자리에 있을 뿐입니다. 이 모습은 내가 느낀 단절감,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소외될 때 느끼는 깊은 고독을 표현합니다.
각 작품은 이러한 단절과 소외에 대한 하나의 고백입니다. 절제된 표현 속에서, 기능적인 존재로 축소된 인간의 모습을 담아내며, 메마른 공간 속에서 점차 잃어가는 감정과 관계의 공허함을 그려냅니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나는 희망을 꿈꿉니다. 메마른 토양에서도 언젠가 싹이 트듯, 그 안에서 인간적인 온기와 진정한 연결이 다시금 피어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 이 작품들을 통해 드러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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