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1 02:24
[피부에 대한 회상 #1]
어린 시절 매년 겨울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치르는 일이 있었어.
내 피부는 극강으로 건조해서
얼굴, 입 주변에 허옇게 각질이 일어나는 건 기본이고 손은 거칠거칠 부르트다 못해 그 사이로 피가 나기 일쑤였어(아무래도 더 많이 쓰고 자주 씻어서 그랬겠지).
이미 그 지경까지 가버리면
사실 뭘 발라도 별로 나아지지가 않아.
당시의 시중 제품들은,
내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바를 때 살짝 비닐막 씌우듯이 얇게 덮는 듯 했다가 씻어내면 그 비닐막이 미끌미끌하게 벗겨지는 느낌이 들었거든. 피부에 흡수가 된다거나 피부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어.
그래서 어린 마음에 어차피 바르나 안 바르나 별 차이도 없는데 에잇!!하고 더 신경을 안 썼던 것 같아.
어머니는 굴 껍데기 같은 딸의 손을 보시고는
로션/크림 흡수 더 잘되게 해보자고 뜨거운 물에 손을 30분씩 담궈서 불려보기도 했고 자기 전에 손에 바세린 범벅으로 바르고 장갑 끼고 자기도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