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2 21:49
대학원 졸업 후, 작가로 십여년 살아가면서 (졸업 전까진 어디까지 미술학도 이지 Artist 라 칭하지 않았으니) 아직도 뒤숭숭한 지점들이 있다. 컨텐츠, 질료 등의 고뇌도 그렇겠지만, 그보다 커미션이 올 때마다 막 기쁘다기보다 좀 당황스럽고 썩 내키지 않는다는 거다. 상업 화랑과 일하다 보면, 팔린 작품 비슷하게 새로 제작해달라는 구매자의 문의가 이따금씩 꼭 있다. 이전에 9월 뉴욕 Art on Paper 에서 팔린 작품에 대해서도 같은 건이 들어왔다. 내심 “그려놓은 거 가져가시지 왜 주문제작이 또 들어오냐,..” 라고 궁시렁거리게 된다. 이유인 즉슨, “예술가”에서 “디자이너”로 포지션의 전도가 되는 느낌 때문이다. 여기서 난 디자이너분들을 평가절하하려는 게 아니라 작업의 주체가 나에서 구매자로 넘어가는 게 살짝 못마땅한 거다. 난 순수미술과 응용미술을 가르는 기본전제를 “나를 위해 하는가, 너를 위해 하는가”로 여긴다. 하지만, 예전 학생때쳐럼 나르시즘. 유아독존(댓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