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3 14:26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는 독일의 고전들을 참조, 혹은 인용한다. 괴테, 니체, ETA호프만, 토마스 만을 떠올리게 하고, 소설의 첫 문장은 <미하엘 콜하스>의 첫 문장의 변주같이 보인다. 장르적으로도 범죄소설과 교양소설, 역사소설을 혼종시킨다.
후각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시각 중심의 계몽주의를 뒤집는다. 처형장에서 군중의 카니발적 광기는 히틀러시대를 연상하게 한다. 소설의 마지막 식인 시퀀스는 예수 오병이어 기적의 악의적 패러디처럼 보인다.
이 발칙한 포스트모던 소설을 25년만에 다시 읽으며 감회가 새로웠다.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