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6 12:15
우리 엄마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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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마는 배움도 짧으시고, 평생 가난하게 사신 분이야
하지만 내가 아는 누구보다 맘이 따뜻하시고 아름다운 분이시지. 우리 집은 가난했지만 엄마는 늘 이웃을 돌아보며 사셨어. 우리동네는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라서 주변에 늘 어려운 분들이 많았어. 엄마는 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남루한 동네 분들을 뵈면 처음뵈는 분이라도 달려가서 인사하시고 요구르트 몇 개라도 과일 몇 알이라도 꼭 드렸던 기억이 나. 내가 초등학생 때는 새벽예배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술 취해 바닥에 쓰러지신 남자 분을 계속 깨우시며 해장국을 사주셨던 기억도 있어. 겨울에는 노숙자분들에게 본인의 겉 옷을 벗어주시고 오신 적이 한 두번이 아니고 어떤 때는 차비까지 드리고 오셔서 차로 한시간이 되는 거리를 하루종일 걸어오신 적도 많아. 아버지의 수입이 조금 안정적일 때 엄마가 동네에서 붕어빵 장사를 몇년 하셨는데 헌금도 하고 어려운 분들을 돕기 위해 하셨다는 것을 얼마전에 알게됐어.